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오래된 그 시절
지갑은 얇았지만,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그때.
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.
한참 사랑을 할 시기엔,
학생이거나 사회 초년생이기에
비싸지 않은 음식은 가격보다는 낭만이 우선이라 위로했고,
화려하지 않은 선물은 정성이란 이름으로 포장했었을지도...
이제와 느끼는 것이지만,
사랑이란 가난한 보다, 화려함 보다,
무엇보다 중요한 건 '변하지 않고 인내해야 한다는 것'
오늘도 어딘가에서 화려하지 않지만 이쁜 사랑을 하고 있을 젊은이들에게 띄운다.
가난한 사랑 노래
- 신경림
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
너와 헤어져 돌아오는
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.
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
두 점을 치는 소리
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
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.
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
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
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
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.
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
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
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
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.
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
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
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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